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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시민 덕희: 오랜만에 찾은 괜찮은 한국영화

by 바밀리온 엔터테인먼트 2024. 9. 20.

 

 

시민덕희의 주관적 좋은 점들과
대사와 서사 위주의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합니다.

스포가 조금 있습니다.

 

 

 

시놉시스

시놉시스(출처: 구글)
내 돈을 사기 친 그 놈이 구조 요청을 해왔다!​ 세탁소 화재로 인해 대출상품을 알아보던 생활력 만렙 덕희에게어느 날, 거래은행의 손대리가 합리적인 대출상품을 제안하겠다며 전화를 걸어온다.대출에 필요하다며 이런저런 수수료를 요구한 손 대리에게 돈을 보낸 덕희는 이 모든 과정이 보이스피싱이었음을 뒤늦게 인지하고 충격에 빠진다.​전 재산을 잃고 아이들과 거리로 나앉게 생긴 덕희에게어느 날 손 대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는데…이번엔 살려달라는 전화다!​경찰도 포기한 사건, 덕희는 손 대리도 구출하고 잃어버린 돈도 찾겠다는 일념으로 필살기 하나씩 장착한 직장 동료들과 함께 중국 칭다오로 직접 날아간다.

 

 

추석에 우연히 넷플릭스를 뒤적이다가 보게 되었다. 시나리오가 탄탄해서 포스팅해본다. 초보작가인 내가 배울 것이 많은 영화.

보이스피싱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2015~2016년. 시민 덕희는 3200만원을 사기 당한다. 당시 신종 범죄라 시민들은 쉽게 당했을 터.

범죄가 법보다 앞서기에(요즘 딥 페이크처럼), 메뉴얼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경찰의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 또한 이해는 갔다.

그렇게 직접 덕희가 검거할 계획을 세운다.

허나 아줌마이고, 애들이 둘이나 있고, 집은 더군다나 불에 탄다.

 


"락커룸에서 계속 애들 재울 거에요? 때리는 것만 학대가 아닙니다 어머님."

덕희의 아이들을 데려가는 경찰의 대사 中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데려가는 경찰

 

 

돈도 사기 당해, 집은 없어 아이들은 세탁 공장 락커룸에서 자야하는 신세. 범죄조직이 해외에 있어 경찰은 수사를 종결해야 하는 상황.

주인공에게 설정 된 위기들이 다채롭게 설정된 것이, 그 계획을 추진하는데 자연스러웠다.

그 서사의 전개에 이르는데 까지, 덕희는 경찰과 소통이 잘 안 되고, 범죄 조직에서 탈출하기 위해 제보하는 손 대리(권재민 역/ 공명)와의 연락 또한 매끄럽지 않다. 답답함 투성이다. 분량을 채우려는 것이었을까? 고구마 먹듯 답답했지만,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 상황에 직접 빠지게 간접경험을 유도하는 것.

추후 덕희가 총책을 검거했어도, 실제 1억을 지급하지 않은 경찰 조직은 시민의 불신을 사기에 충분하다. 썩어 문드러진 이 사회가 어서 빨리 개선되길 바란다.

영화 '보이스'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주제만 같을 뿐, 인물과 서사 그리고 짜임새 모든 면에서 다르다. 무엇이 더 잘 만든 영화인가라고 꼽으라면 후자인 시민덕희를 뽑겠다.

세탁공장의 동료이자 조력자: 조선족이다. -> 덕희와 함께 중국 칭따오에 가 검거를 추진하고 통역도 맡는 톡톡 쏘는 역할을 한다.

 

세탁공장에서 연차 하루 쓰고 검거하겠다는 덕희와 장윤주, 염혜란3인방

 

 

배우 장윤주는 이제 천상 배우인 것만 같다.

모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연기에 흠결이란 없고 감정의 표현이 너무나도 풍부하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검거하러 왔는데 혼자 신났다. 그런 역할이다.

덕희를 위해 울어줄 수 있고, 품어 줄 수 있고. 이런 유머가 부담스럽지 않게 완급 조절이 되어 영화 전개의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칭따오에 사는 염혜란의 동생, 안은진 / 장윤주보다 더 재밌는 캐릭이다 -> 결국 이 4인방의 케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야기 즉 영화의 서사에는 캐릭터(개성)가 풍부해야 한다.

이렇게 4인방은 제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 영화의 풍미를 더해준다. 낯선 이국의 땅 칭따오에서 폭행과 살인, 마약 등 온갖 무서운 것들로 범벅된 범죄조직의 무거움을 대하는데 불쾌하거나 불편하지 않게 말이다.

 
 
 

경찰이 도와주지 않자 팀을 꾸려 직접 중국 칭따오에 왔다고, 경찰 박병은과 티격태격하는 인물들.

제 역할에 맞게, 표정과 손짓, 몸짓 등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베테랑급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무명이었던 배우들이 이렇게 열연하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그 전개의 중간, 혜란의 동생 은진과 덕희와의 밤늦은 대화. 혜란이 서럽다고 중국에 있는 동생에게 연락하며 운 이유를 말 해준다.

인물 간의 서사를 더 깊이 있게 해주는 장면
"그 때 사람들이 가방 열으라고 난리치는데
덕희가, 니 가방부터 까 이년아."

편 들어줬다고.

자연스럽고 우애를 더 돈독하게, 더 몰입하게 만든다.

여차저차, 결국 영화는 끝을 향해 달려간다.

이해관계의 불화로 조직을 와해시키는 총책 이무생. 그는 공항으로 도망친다. 그렇게 공항까지 따라가게 된 덕희와 친구들.

총책은 미행하는 덕희 일당을 눈치채고 그들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돈을 건내며 던지는 대사.

 

 

 

100만 달러야. 한화로 1억.
사람을 사서 쥐도 새도 모르게 콱 죽여버릴까? 건들지 말란 얘기야.

 

 

숙자(장윤주)는 돈을 덕희의 가방에 집어 넣으며, 어서 가자고. 이만하면 됐다고, 그녀를 만류한다.

허나 덕희는 모든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마음을 대변하듯, 그리고 정당하며 멋있는 정의감에 돈을 거부한다.

그리고 위험과 두려움에도 무릅쓰고 용기를 내 총책에게 다가가는 그녀.

 

 

​사기 당한게 내 잘못이야? 내가 등신인 거야?
아니야. 절실한 사람들 등쳐먹는 너.
니가 잘못된 거야.

자수해. 경찰서 끌고가기 전에.

미쳤어? 어쩌려구 그래? 덕희의 신변이 걱정 돼, 만류하며 울먹이는 숙자(장윤주)의 연기가 정말 울컥하게 만들었다. 장윤주 배우가 더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덕희는 화장실에 끌려 가 죽도록 맞고 다시 협박을 받는다. 그러다가 총책의 여권을 가로 채 사진이 들어있는 쪽을 찢어 먹어버린다.

경찰까지 결국 합세하여 보이스피싱 검거 성공! 추후 합의도 해주지 않는 GOAT 덕희의 모습. 영화는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주인공은

화성시에서 평범하게 시탁소를 운영하던 김성자 씨다.

1억 현상금 포스터는 당시 경찰청에서 홍보했던 포스터지만

실제 1억원이 지급된 적은 한 번도 없다.

김성자 씨는 총책으로부터 합의금을 제안 받았으나,

끝까지 합의하지 않았다.

영화 초반, 피해자에게 이입하게 만드는 장면들부터 시작해서

전개의 내내 지루하지도 않고 몰입하게 된다.

여느 뻔한 전개 같지만 배우들의 다채롭고 입체적인 연기와, 풍부한 감정의 서사가

오히려 영화의 묘미를 더 살려준다.

내게는 이야기 창작 공부에 좋은 도움이 되었고

한국 사회의 현실과 주변 관계의 애틋함을 맛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영화다.

 

포스팅을 마무리합니다.

 

 

2024년 1월 24일 개봉한 한국 영화. 2016년 경기도 화성시의 세탁소 주인 김성자가 보이스피싱 총책 및 조직 전체를 붙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영화 《선희와 슬기》를 연출했던 박영주가 연출하는 첫 상업영화로, 배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 등이 출연한다.